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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진행사항

개인회생 전 빚의 굴레에 빠졌을 때 하려고 했던 것

by 비쨍이 2022. 10. 24.

저는 앞의 글에서도 밝혔듯 집 보증금을 담보로 대부업체 네 곳에서 살던 도중 집주인 무동의로 2천만원씩 총 8천만원을 빌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회생을 하더라도 이 빚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빠졌었는데요. 어차피 답이 없는걸 알지만서도 애꿎은 인터넷만 뒤적뒤적 하곤 했죠. 한참 구글링을 하며 무직자 대출을 검색하던 중 어떤 사이트를 찾았고 카톡으로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그 분은 무직자 대출이 가능하다면서 바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고, 이내 그 분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의 그 당시 상황을 알려주었었죠. 현금서비스, 카드론, 카드값, 보증금담보 대부업체 대출, 그리고 아내의 직장을 다 오픈하였는데 그 분은 연체만 없다면 나중에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현금서비스를 한 날에 뽑아먹을 수 있으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자신이 다 갚아주고 회사에도 입사한 것으로 4대보험을 등록해주고 실제로 통장으로 월급을 6개월간 넣어주면 그간 그 돈으로 생활비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대출을 받으려면 최소 입사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죠. 저는 이렇게 수 개월간 수 천만원을 지원하는게 가능하냐고 물었는데, 나중에 훨씬 더 많이 뽑아먹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도 투자를 하는 것이라 하였죠. 먼저 제가 한 말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신용정보조회 사이트에 가입을 하라고 하더군요. 2만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저와 아내 둘 다 가입해서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나중에 이 금액은 입금을 해주었습니다.)

 

정해진 기간이 흐르면 자신이 아는 전세물건에 대출을 받아 들어가기로 계약을 하고 두 세달은 이자를 내면서 그 다음에 전세계약을 해지하여 돈을 돌려받는 식으로 대출금을 횡령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받을 수 있는 모든 대출을 다 받고 신용은 완전히 망가지지만 저의 경우는 최소 4~5억 이상 꽤 많은 돈을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단, 대출액의 40%에 초기에 갚아준 금액을 더하여 자신에게 주는 조건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이걸 했을 경우를 계산해보면 대부업체 8천까지 갚는다고 했을 때 제가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그래도 1억 남짓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돈이 생겨도 다 빼앗기고 제가 사기로 빵에 들어가는게 아니냐고 했는데 이자를 하나도 안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고, 또한 자신이 제 명의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면서 추심을 다 대응할 것이니 신용만 망가지고 연체자로 살아갈 뿐 그럴 일은 없다고 저를 안심시켰습니다. 한참을 통화하고나니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죠. 돈이 나올 구석이란 하나도 없는 저에게 그래도 이렇게 당장 시간을 많이 벌 수 있고 카드빚도 갚고 생활비까지 지원된다 하니 유일하게 희망을 말해주는 분이라 생각했죠. 그 분은 정말 할 생각이 있다면 자세한건 한 번 만나서 이야기 하자고 하였죠. 당장은 자기도 스케쥴이 있어서 안된다며 몇 일 후에 발산역에서 보자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나갔을까요?

 

저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셈으로 한 번 더 자세하게 들어보자는 생각에 실제로 나갔습니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시점이었는데 저도 그 분도 점심을 먹지 않은 상태여서 간단하게 점심부터 먹자고 하더군요. 자연스럽게 점심을 사주어서 먹고 근처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진행했던 건들과 진행중인 건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고, 다시 한 번 아내의 직장과 건강보험가입내역 등을 휴대폰으로 확인하였는데 신원이 확실하니 제 명의의 통장과 카드, 신분증 그리고 휴대폰 하나를 개통하여 자신에게 제공하면 바로 진행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이름이나 회사나 이런 정보는 보안 때문에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면서 어떻게 전화번호를 오픈할까를 의심했었는데 의문은 이후에 풀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고민을 더 해보고 아내와 더 상의를 해본 후에 전화를 주겠다고 했었죠. 고민이 조금 길어져가는 무렵 저는 또 궁금한 것이 있어서 그 분에게 톡을 넣었는데 몇 일간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다른 번호로 연락이 왔는데 이전에 쓰던 폰을 분실했다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의뢰인들의 폰으로 연락을 취한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게 되었죠. 할까 말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걸리는게 분명 사기로 처벌받고 모든 돈을 다 환수당할텐데 그 액수를 제가 다 떠안아야 하기도 하고, 설령 대출을 받는다 쳐도 그 분이 제 통장에서 모조리 들고 달아나지는 않을까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정말 죽음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질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컸습니다. 아내 역시 안하기를 바랬고 그렇게 선과 악 사이에서 시간만 끌다가 결국 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안하기를 잘 했다는..... 만약 그 때에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그 분과 일을 꾸몄다면 지금처럼 평온한 삶을 다시는 찾지 못하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정해진 법과 제도 내에서 충분히 구제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애써 인생 자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을 찾아 헤매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짓입니까. 개인회생을 잘 모르기도 했고, 무조건 안된다고 단정을 지었으니 당시에는 어리석은지도 몰랐었죠. 제가 생각해봤던 요런 나쁜 계획들, 여러분들은 시간낭비 마시라고 오늘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은 "나는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일단 버려두시고 정공법으로 택하시는게 마음 고생중이신 여러분에게 최고의 해답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두려워 말고 내일 당장 개인회생 신청해보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잘 되실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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