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은 매달 손꼽아 기다리던 월급날 25일이었죠. 그런데 저의 계좌는 들어오자 마자 월급의 대부분이 사라지는 마법을 부리는 녀석이에요. 저는 무엇보다 개인회생 변제금은 가장 먼저 부칩니다. 쥐꼬리 같은 제 월급 꼴랑 295만원 밖에 안됩니다. ㅋㅋ 이 나이에 이정도 밖에 못 번다 놀리지는 마시길.

121만원을 먼저 소진하고 나면 아내에게 매달 생활비 명목으로 70만원씩 보내준답니다. 여기에 보험료 4건과 헌금 대신 내는 극동방송 기부금 1만원까지 하면 몇 십만원 안남게 되는데요. 나가는 항목이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 나머지 금액조차 월말에 관리비 20여만원과 월 초 통신비 15만원 정도와 가스비까지 내야 하죠. 그러면 제가 순수 쓸 수 있는 가용금액이 얼마나 될지 대충 아시겠죠?
그나마 직장이 가까워서 유류비는 많이 안들어가는데 2월 설 끝나고 경유를 5만원 넣고 5월까지 세 달을 탔습니다. 아 그리고 지난 달에는 갑자기 운전석 차 문이 안에서 안열리는 바람에 카센터 간 김에 한 1년간 갈지 않은 엔진오일 교환에 8만원을 쓰고 문 수리비 3만원도 썼네요.
7월이 되면서 드디어 아내는 근무시간 단축과 월100만원 소득 단축까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행한 지출 줄이기 대책은 아침마다 아이들 케어를 위해 오시던 장모님을 안오시게 한 일입니다. 그간은 맞벌이인 저희를 돕고자 아침마다 애들 아침밥도 차려주고 막내 어린이집도 데려다 주기 위해 오셨는데 저희도 여유가 없어 50만원밖에 드리지 못했답니다. (죄송죄송)
그런데 이제는 아내가 매일 아침마다 조금씩 늦게 출근하게 되어서 막내까지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 하기로 했고, 때때로 제가 아침에 있을 때는 저도 데려다 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는 가급적 청소나 설거지도 이전보다는 좀 더 하려고 마음 먹었죠. 몇일째 막내가 계속적으로 열이 나고 있어서 어린이집을 안갔는데, 어제는 저와 저를 잘 따르는 막내가 낮동안 같이 놀았습니다.

먹고싶다는거 다 먹이고 약 먹이고 얼음팩도 몸에 끼고 있게 했는데 오늘 아침 출근때 까지도 여전히 열은 나더군요. 그래서 급히 장모님을 소환하여 장모님 집 근처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지난 주 부터 계속 집 앞 내과만 갔었는데 약을 먹어도 차도가 하나도 없었고 오늘 소아과에 가니 온몸에 발진이 있고 피검사도 했다며 뭔가 좀 호전이 기대되는 눈치였습니다. 한 이틀은 장모님이 데리고 있겠다고 하니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한편 지난주에 지금 살고 있는 집 임대인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현재 지불하는 월세는 85만원인데, 120만원으로 올려달라는 문자였죠. 자그마치 40%가 넘는 인상율이죠. 되돌아보면 이미 살고 있는 저희에게 현 시세대로 일단 던져보고 물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4년 전 계약한 가격에서 15만원 정도 인상된 100만원 정도는 지불해야겠다는 각오는 서 있었는데 20만원의 차이는 너무 큰 듯 하여 한 이틀 지나서 아내에게 그간 봐둔 도로 건너편 아파트를 보고 오라고 했죠. 거기는 여기보다 방이 하나 더 있지만 100만원이라 그간 제발 나가지 말라며 생각해 왔던 집이었는데요.
다행히도 4월에 공실로 매물이 나온 후로 아직까지 계약이 안되고 있다고 하였고, 게다가 도배도 깨끗하게 되어 있어 아내 역시 그 집이 괜찮다고 했죠. 저는 그래서 두달 후 입주 하는걸로 해보자 하고 현 집의 임대인에게 나가겠다 통보하고 계약금 300만원을 빼달라고 전달을 했는데, 상의 후 알려주겠다더니 다음날 부동산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저희를 못나가게 하려는 의도가 보이더군요.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계약만료 딱 한달 전에 나가겠다고 했는데 그때까지 세입자를 새로 못구할 수 있다며 계약기간까지 남은 한달치를 마저 내고 나가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에서 임대인의 수를 읽었습니다. 저희가 4년을 살면서 월세를 한 번도 밀린적이 없고 이렇다할 수리 요구도 거의 하지 않았던 터라 모르긴 몰라도 S급 세입자에 속할겁니다. 그렇기에 임대인은 우리같은 세입자를 새로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하여 못나가게 할 작정이었다는 것을요.
원래 만료일 전후로 한달여씩 기간을 두고 그 안에 나가면 되는 것인데 굳이 안될 트집을 잡으니 저도 불쾌하다고 우리가 원하는 집에 못들어가면 책임 지실거냐고 제가 직접 전화하여 맞받아 쳤더니 아내에게 말했던 것과 달리 결국 꼬리를 살금살금 내리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105만원으로 임대인과 이야기 해보겠다고 하더니 두어시간 후에 역시나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면서요. 처음부터 105만원 마지노선을 잡고 협상에 임한 훤히 보이는 수에 놀아날줄 알았나 봅니다.
저는 약간 기분도 언짢기도 하여 가격도 더 저렴한 큰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지만 아내는 그냥 여기서 더 살자고 하더라고요. 결국 그렇게 아내 말을 듣기로 하였죠. 그렇게 아내가 부동산에 통보를 하고 집에 수리할 것도 있다 했더니 바로 다음날 임대인이 오셔서 조사하시더니 그 다음날인 그제 사람을 불러서 조명과 세면대 파이프를 싹 고치고 갔습니다.
아내는 부동산 거래를 거의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부동산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저는 아내에게 우리는 계약관계이고 임대인에게 매달 돈 주는게 우리고 우리가 고객이고 갑이니 끌려다닐 필요 없다고 주의를 주었죠. 아마 누구라도 모르고 경험 없으면 부동산이 하는 말에 놀아났겠죠. 제가 중간에 껴들지 않았으면 이보다는 불리한 협상이 되었을겁니다. 여러분들도 반드시 집 구하실 때 호갱 당하지 않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계약일이 9월 후반이니 새로운 계약서는 9월 중순 이후에나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저는 남은 변제 기간이 1년 11개월, 아내는 딱 2년입니다. 2년이 지나야 그때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할 터이니 어쩌면 이 집에서 또 4년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년 후면 큰 아이도 중3이니 방을 따로 만들어줘야 할 시기인데 말이죠. 물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최대한 모아서 넓은 집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노력은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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