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주만에 축구를 하고 왔다. 근무 때문에 격주로 참석이 가능해서 비가 온 상태지만 뛰고 싶어서 나갔다. 비가 내려 운동장은 물을 머금고 있어 지표에서 올라오는 습기에 조금만 뛰어도 땀범벅이 되었다. 온도는 다른 날들에 비하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여느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막바지에는 걷는 것도 쉽지 않더라. 참석인원이 적은 것도 한 몫 했고. 끝나고 집에 와서 셔워 후 바로 누웠다. 전날 주간 근무 후 식사 하고 너무 졸려서 좀 자다가 밤 늦게 일어나 새벽을 꼴딱 새고 그렇게 바로 나갔으니 힘듦+피곤=잠 이라는 답이 도출 됨. 그래도 유튜브로 예배를 틀고 말씀을 들으려 했지만 스르르 잠에 빠져 오후 4시까지 잤다. 더 자고 싶었지만 야간 근무를 가야해서 샤워 후 바로 누워 엉망이 된 머리를 다시 감고 더워서 입맛은 없음에도 생존을 위해 밥 한 공기 먹고 지금 다시 근무중이다. K리그 경기가 있어서 폰에 틀어놓고 지난 몇 일간을 정리해본다.
주 초에 전 직장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목요일에 파주에 갈 일이 있으니 들렀다 우리 집쪽으로 오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2주 전에도 서울쪽에 갈 일이 있어서 애써 의정부까지 달려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었는데, 그 새 또 내가 많이 보고 싶었나보다. ㅎㅎ 나는 그 날 아침에 퇴근하니 좀 자고 같이 파주에 가자고 했다. 그 참에 드라이브고 하면 되겠다 싶었다. 목요일이 되어 후배는 두 시 정도에 집으로 찾아왔다. 이 날도 무더위로 집에서 자면서 더웠는데 차 안에서 에어컨을 쐬니 좀 살것 샅았다. 우리는 파주에 있는 업체까지 국도를 타고 한적한 시골길을 만끽했다. 업체에 도착하여 기기를 픽업한 후 임진각으로 달려갔다. 2009년 현충일에 마눌과 데이트겸 와본 적이 있었는데 15년만에 다시 가보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이전보다는 차량도 사람도 많이 없었다. 일본 관광객들이 단체로 오긴 했으나 다소 한가한 분위기였다. 이전에는 없던 곤돌라가 새로 생겼다. 그걸 타면 민통선 안에서 구경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가지 않았다. 성인 11,000원인데 그림상으로는 별로 구경할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땅굴은 본적이 없어서 제3땅굴 관람에 관심이 갔지만 마지막 타임이 14시 30분이라 이미 늦었다. 그렇게 잠시 둘러보다 저녁을 해결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고, 집으로 향하다가 괜찮은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얼마간을 달리다가 불백집이 눈에 들어왔고 우리 둘 모두 동의하에 츄라이 하기로 했다. 15,000원짜리 불백+수제비 세트메뉴 2인분을 주문했는데 고기의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공기밥이 먼저 나오고 좀 있다 나온 수제비는 별 기대를 안했는대 푸짐하고 두께도 얇고 칼칼해서 입맛에 잘 맞았다. 나이드신 아주머니가 운영하시는데 시골인심이 후해 보였다. 먹는 와중 집에 없는 내가 궁금했는지 마눌에게 전화가 왔다. 좌표 확인을 끝내고 덥다며 오면서 아이스크림을 사오라 한다. 배를 채우고 나오니 뒷마당의 코 일부분이 분홍인 흰 개가 두 손을 모으고 누워있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옆에 심겨있는 해바라기 꽃도 정말 컸다.
집 근처에 와서 큰커피집에 들러 각자 음료를 하나씩 주문하고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여덟시가 되어 해가 질 무렵 근처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가서 600원짜리 바 35개를 구매하여 집 앞에서 헤어졌다. 후배녀석은 인근 스시집에 한 번 가보자며 다음을 또 기약하는 말을 했다. 요녀석 내가 그리 좋은가 ㅋㅋ 결혼을 하면 달라질 것 같은데 아직 여자도 없으니 앞으로도 종종 볼 것 같다. 재작년에도 연말인 31일에에 찾아와서 방어회도 사주고 새해를 여기에서 맞이했었는데… 회사 선배였던 사람에게 이리 잘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참 좋은 녀석이다. 지난 5월 내 생일 때는 첫 직장 후배가 고기세트를 보내주었었다. 이렇게 뭐 해준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사회 선배를 동생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 주니 참 고마운 생각이 많이 든다. 상황이 좀 더 나아지면 나 역시 그들에게 내가 받은것 이상으로 잘해주리라 다짐해본다. 살고자 한다면 주위의 도움의 손길이 자석처럼 끌려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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